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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빨강머리 앤" 전시회 후기

소소하냐 2019. 8. 22. 13:51

서울숲 갤러리아 포레에서 전시 중인 "내 이름은 빨강머리 앤"에 다녀왔습니다. (관람일 : 2019.08.20) 

 

빨강머리 앤을 사랑하여 열 권짜리 앤 전집을 사모으고, 드라마, 애니메이션 DVD를 사서 모아두었던 1인입니다. 언젠가는 원작의 배경인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 방문하고 싶다고 주변인들에게 빨강머리 앤 사랑을 알리고 다녔었죠. 저의 빨강머리 앤에 대한 사랑을 잘 알고 있던 지인이 전시 소식을 알려준 것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한데 전시까지 보여주었습니다. 

 

전시회 입구와 티켓, 그리고 프롤로그에 있는 입간판입니다.

 

전시는 프롤로그와 9개의 챕터 + 유령의 숲, 그리고 에필로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 챕터마다 작가들이 자신만의 표현 방법으로 (그림체, 영상, 음악, 조형물..) 주제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당시의 시대상을 설명해주어 빨강머리 앤에 대한 이해를 돕습니다. 

 

그럼 각 챕터별로 어떤 내용들이 있었는지와 감상평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Prologue : 내 이름은 빨강머리 앤

중요 인물들에 대한 예쁜 그림체의 입간판과 인물 소개가 있습니다. 쉬는 공간(의자) 처럼 보이는 앤의 얼굴과 전시회 맵이 있습니다. 소장 및 안내를 위해 한 장씩 뜯어갈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아이디어가 참 좋습니다. 

 

 

 

Chapter 1 : 불쌍한 고아소녀 

원작에서는 착오로 인해 앤이 그린게이블즈에 오게 되고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알기 위해 마릴라와 함께 스펜서 부인의 집으로 가면서 마릴라에게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었는지를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같은 내용이지만 다소 어두운 느낌의 일러스트와 일기 형식의 텍스트 그리고 내레이션으로 구성된 3개의 영상으로 표현되어 원작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나를 원하는 사람은 없고 언제나 혼자였던 앤의 상처를 잘 표현해주었습니다. 마음이 꽤 아팠습니다.  

 

Chapter 2 : 공상가의 방

앤의 상상속 앤을 만나볼 수 있도록 멋진 그림체로 표현되어있습니다. 

 

전시회 맵과 공상가의 방에서 만날 수 있는 그림입니다.

 

Chapter 3 : 낭만적인 자연 속에서 

대형 스크린에 멋진 자연 풍광이 나오고 앤으로 추정되는 목소리가 내레이션을 합니다. 앤과 자연 속에서 뛰어놀면 내 옆에 다가와 같은 풍경을 보며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을 것 같습니다. (화면은 선명하지는 않고 흔들리기도 하여 약간 어지럽기도 합니다 ^^;;) 앤이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유령의 숲 

(이 부분도 하나의 챕터인줄 알았는데 맵을 자세히 보니 아니네요. 보너스네요 ^^) 

상상력 천재 앤이 다이애나와 함께 유령의 숲을 상상하고는 늦은 시간 마릴라의 심부름에 본인의 상상임에도 불구하고 유령의 숲을 두려워하며 걸었던 에피소드 기억하시나요? 앤이 도대체 어떤 유령의 숲을 상상했을지를 무시무시하게 구성해 놓은 곳입니다. 앤의 상상력에도 작가의 상상력에도 경의를 표합니다. 

 

유령의 숲입니다. 으스스한 상상이 사진에는 잘 담기지 않네요.

Chapter 4 : 영원한 친구, 다이애나

너무나 사랑스러운 그림체로 다이애나와 앤의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순정만화 같기도 하고 수채화 같은 그림체입니다. 같이 간 지인과 감탄하며 그림 배우고 싶다고 했습니다. ( 배운다고 되는 게 아닌 거 같은데 말이죠. )

Chapter 4 : 영원한 친구, 다이애나

 

Chapter 5 : 빨강머리

앤이 가지고 있던 콤플렉스를 보여주는 방입니다. 방에 들어서면 강렬한 빨강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콤플렉스를 갖게 되면 다른 좋은 장점보다 콤플렉스에 시선이 집중이 되는 것과 비슷하네요. 강렬한 그림과 인상을 주는 챕터입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자신의 콤플렉스를 작성하고 지우개로 지우는, 그리고 자신의 콤플렉스의 무게를 잴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습니다. 콤플렉스에 대해, 자신에 대해 한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Chapter 5 : 빨강머리

 

Chapter 6 : 에이번리의 다정한 이웃들 

앤의 이웃들과 함께한 그림들과 에이번리 마을 위치를 표현한 간략한 조형물도 있습니다. 

 

Chapter 7 : 말할 수 없는 친구, 길버트

길버트와의 애피소드와, 미움과 경쟁으로 감추어졌던 길버트에 대한 앤의 마음(본인도 알지 못한 마음)이 귀여운 그림으로 표현되어있습니다. 

 

Chapter 8 : 주체적인 여성

이 곳에서 뮤직 비디오 하나가 상영되고 있습니다. 음악도 영상도 좋아 하루 종일 귀에 맴돌았습니다. 현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앤을 보는 듯합니다. (창작가 이름을 클릭하여 들어가면 뮤직 비디오 외에도 Chapter 1의 영상도 볼 수 있습니다.) 

 

I'm Just Me. ('내이름은빨강머리ANNE' m/v) from mareykrap on Vimeo.

 

Chapter 9 : 사랑하는 가족, 매튜와 마릴라 

우리의 앤을 있게 만들어준 매튜와 마릴라와 함께 한 그림들이 전시되어있습니다. 

 

Epilogue : 길 모퉁이 

전시의 마지막을 알리는 전시입니다. 현대적인 느낌의 그림들이 전시되어있습니다. 앤이 그린 게이블즈에 오기 전 토마스 아주머니 집에 있을 때 유리문이 달린 찬장에서 발견한 친구 “케이트 모리스”. 그 찬장을 재구성하여 관람자들이 응원의 메시지를 남길 수 있도록 해두었습니다. 그리고 옆에 쉬는 공간에 앉아있으면 누군가 남긴 응원의 메시지가 들려옵니다. 

 

Chapter 7과 에필로그에서 케이트 모리스를 만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모든 관람을 마치고 나면 마지막으로 굿즈를 판매하는 곳이 나옵니다. 핸드폰 케이스, 엽서, 콤플렉스 지우개 등등 여러 상품이 있습니다. 저는 엽서를 몇 장을 골랐고 지인이 멀티클리너까지 선물해주어 앤과 함께 귀가할 수 있었습니다. 

 

빨강머리 앤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너무도 좋은 기획이었습니다. 또한 국내 좋은 작가들을 알게 되어 더욱 좋았습니다. 하나 아쉬운 점은 애니메이션으로 많이 알려진 1권의 내용만 다루어진 것이 조금 아쉽네요. 1권 이후의 이야기를 살짝만이라도 담아주었으면 더욱 반가웠을 듯합니다. 그래도 좋은 기획에 감사하며 전시회를 나왔습니다. 

 

참고로, 음식물 반입은 불가능하며, 사진 촬영은 가능하지만 플래시는 삼가해달라는 안내가 있습니다. 유모차 반입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또한 전시장 내부에 화장실이 없고 한 번 나가면 재입장이 불가능합니다. 꽤 많은 볼거리가 있는 전시이기에 화장실에 들렀다 입장하면 조금 더 여유로운 감상을 하실 수 있습니다.